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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법률 [판결] 동승자의 ‘운전자 바꿔치기’ 응한 음주운전자… “범인도피방조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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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법무법인KB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6-06-1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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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음주운전 사실을 숨기기 위해 동승자와 운전석을 바꿔 앉은 운전자에게 ‘범인도피 방조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이 나왔다. 술을 마시고 운전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내가 운전한 것으로 해주겠다”는 동승자의 제안을 받아들여 차 안에서 자리를 바꾼 운전자의 행위가 범인도피를 도운 방조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전합은 범인을 위해 다른 사람이이 허위 자백하여 범인도피죄를 범하는 것은 범인 스스로 방조한 경우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방조죄가 성립한다는 기존 판례 법리가 여전히 타당하다고 봤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대법관 오경미)는 6월 18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및 범인도피방조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5도11170).


[사실관계]

음주운전을 한 뒤 경찰의 단속을 받게 된 A 씨는 조수석에 타고 있던 친구가 “내가 운전한 것으로 해주겠다”라고 말하자, 이에 동의한 뒤 승용차 뒷좌석으로 이동해 친구가 조수석에서 운전석으로 옮겨 탈 수 있게 했다. 친구는 승용차 운전석 쪽 문으로, A 씨는 조수석 뒷문으로 각 내려 마치 친구가 운전한 것과 같은 외형을 만들었다. 이후 친구는 출동한 경찰관에게 ‘내가 운전했다’고 말하며 음주감지기에 의한 음주측정에 응했다. 검찰은 A 씨를 음주운전 혐의와 함께 친구의 범인도피 행위를 용이하게 했다고 보고, 범인도피방조 혐의로 기소했다.


[하급심 판단]

1심은 A 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쟁점]

범인이 자신을 위한 타인의 허위 자백 또는 진술을 촉진·강화하거나 용이하게 하는 방법 등으로 타인의 범인도피 범행을 방조한 행위가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하는지 여부.


[전원합의체 판단 요지]

-대법원은 그동안 범인 스스로 도피하는 행위를 방어권 범위 내의 것으로 보아 범인도피죄로 처벌하지 않으면서도, 범인이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 자백을 하게 하거나 타인의 허위 자백을 촉진·강화 또는 용이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신 대신 형사처벌을 받을 허위 범인을 수사기관에 내세우는 행위, 즉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는 방어권 남용에 해당해 범인도피교사·방조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는 허위 범인으로 인해 진범의 존재가 감춰지고 허위 범인에게 수사력이 집중되는 등 수사 방향 자체가 왜곡됨으로써 진범에 대한 수사·재판 및 형의 집행 등이 곤란하거나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크다. 대법원은 범인의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를 자기방어권 한계를 벗어난 대표적 유형으로 평가해 범인도피교사·방조죄로 처벌해 온 것이다.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에서 교사와 방조를 구분해 방조에 대해서만 방어권 남용 법리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에 가담한 범인을 범인도피죄의 공범으로 처벌할 것인지 여부는 범인의 행위가 방어권 남용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법적 평가에 따라 결정돼(야 하며, 범인의 가담 형태가 교사인지 방조인지에 따라 처벌 여부를 달리할 것은 아니다.


-범인도피방조죄에 관한 방어권 남용 법리의 적용을 배제하면 단지 범인의 범인도피방조행위를 처벌하지 못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결국 가벌성이 더 높은 범인도피교사행위까지 처벌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실체적 진실 규명을 통한 적정한 형벌권 행사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으며, 대법원이 방어권 남용 법리를 선언하고 유지해 온 근본 취지에도 어긋난다.


[반대의견(이흥구·오경미·서경환·권영준·박영재 대법관) 요지]

-형법상 범인도피죄는 범인을 비호하는 제3자의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일 뿐, 스스로 도피행위를 한 범인을 처벌하는 규정이 아니다. 따라서 범인을 범인도피죄의 정범으로 처벌할 수 없고, 범인이 자신의 도피를 위해 범인도피죄 본범의 범행에 가담하더라도 원칙적으로 범인도피죄의 공범으로도 처벌할 수 없다.


-범인의 방조행위는 교사행위와 달리 타인을 타락시키거나 새로운 범죄자를 창출하는 행위반가치가 없다. 범인의 방조행위에 대해서까지 예외적인 방어권 남용 법리를 확대 적용해 범인도피죄의 처벌 영역을 넓히는 것은 형법의 문언이나 방어권 남용 법리의 적용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다.


-범인이 자기도피행위를 단독으로 또는 범인도피죄 본범과 공동으로 수행하더라도 범인도피죄의 정범 또는 공동정범으로 처벌되지 않는데, 단지 범인도피죄 본범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했다는 이유만으로 범인도피죄의 방조범으로 처벌하는 것은 형법의 방조범 체계와 모순되고 처벌의 균형성 측면에서도 맞지 않는다.


[판결의 의의]

대법원 관계자 “이번 판결을 통해 처음으로 범인도피죄와 관련해 방어권 남용 법리의 의의와 취지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또 그동안 대법원이 방어권 남용 법리를 선언하고 유지해 온 배경과 그 근본취지에 비추어 현재의 판례 법리가 여전히 타당함을 확인했다. 범인이 자신을 위한 타인의 허위 자백 또는 진술을 촉진·강화하거나 용이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타인의 범인도피 범행을 방조한 경우, 그와 같은 범인의 방조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출처 : 법률신문 안재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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